기발한 자살여행
-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 출연
- 성기윤, 김성기, 임강희, 심재현, 양꽃님
- 기간
- 2009.03.17(화) ~ 2009.04.19(일)
- 가격
- 헤븐익스프레스 4인승 160,000원, 헤븐익스프레스 3인승 120,000원, 기발자석 77,000원, 라이프석 55,000원, R석 46,200원, 여행자석 44,000원, S석 33,000원, A석 26,400원
글쓴이 평점
핀란드 소설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동명소설 기발한 자살여행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북유럽의 자살율이 굉장히 높다라고 알고 있었는데 OECD 국가중 자살 1위가 우리나라라니... 참 놀랍다...
난 한번도 죽고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
유명인이 한명 죽으면 따라죽는 사람이 통계적으로 10명이라고 한다.. 우와.....;;;;
신문의 사회면의 사건사고를 보니 정말 많군....
이 뮤지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것은 "자살"이란 단어때문은 아니다.
기발한 제목 때문도 아니다.
시작은 연출때문이었다.. 임도완...ㅋㅋ
이 분이 연출한 공연을 참 좋아하거든... 이분이 무대위로 나오는 것은 더더욱 좋아하거든....
난 마임이 참 좋다.....
그래서 배우들이 결정되기 전부터 보고싶은 공연이었다.
내용
2015년 통일 대한민국 이른 봄 혹은 늦겨울. 모든 삶의 희망과 의욕을 깡그리 잃고
자포자기에 빠진, 처절하게 우울한 12명이 똘똘 뭉쳐 ‘공동 자살’을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된다.
홀로 고독한 자살을 계획하던 이들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곧 버스 한대를 구해 무모하고 거창한
대륙횡단 집단 자살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여행은 결의와는 달리 점점 우스꽝스럽고 파란만장한 사건과 모험 속으로 빠져든다. 산전수전을 함께 겪고,
드넓은 대지를 거슬러 여행을 하면서 이 우울한 영혼들이 점차 치유되고 가슴 속에도 다시 생과 사랑에의 불꽃이 생겨나는데...
책을 읽었을때는 과연 이 내용을 어떻게 뮤지컬로 바꿀까 참 궁금했다.
두꺼운 책이 아닌데 내용은 방대하다.
사건 중심이고 나오는 인물들의 심리묘사.. 뭐 이런것은 별로 없다.
사건따라 읽다보면 말하지 않아도 변화하는 감정들을 알수 있다고 할까....
그래도 책은 지문이라도 있잖아....
공연은 말이 아니라면 행동, 얼굴, 조명, 무대 등등이 보여줘야하는데 잘하면 짱이지만 어설프면 완전 꽝이잖아...
ㅋㅋ 그래서 난 연출을 믿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연으로만 보면 참 좋았다.
역시 공연도 사건 중심이었고 배우들이 말과 노래를 참 많이 하지만 내가 봤을떄 주인공은 안무와 조명 그리고 무대였다.
아~ 음악도 있구나....
특히 그림자극의 무대는 참 독특 & 신선했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조명 또한 극에 잘 어울렸다.
10마디 말보다 한줄기의 빛이 주는 의미가 참 다양하네....
물론 그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교향악의 음악에 못따라가서 박자 틀리는 배우가 있기는 했지만....
정말 이 공연을 위해 태어난 배우들이라고 하면 너무 억지일까?
언제나 즐거움을 주는 김성기, 언제쯤 바닥을 보여줄지 참 궁금한 양꽃님, 토크쇼만 진행안하면 참 멋진 정상훈,
처음 봤지만 중심을 잘 잡고 있는 성기윤, 이날 좀 목이 안좋아보였지만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임강희 등등
특히 1인2역을 하는 양꽃님과 정상훈은 많은 웃음을 주었고 막판 반전을 주는 임강희는 코끝 찡한 뭔가를 주었다.
(그 반전이 너무 약했지만....)
양꽃님의 북한 노래와 춤.. 그리고 정상훈의 뒥북치는 발명가 춤은 봐도 봐도 안질릴것같다...
그들의 몸짓은 그냥 몸짓이 아니고 또다른 언어였다....(공연 전반에 깔린 몸짓이 다 그렇다..)
그리고 거기에 첨가된 음악은 30악장정도되는 아름다운 선율의 교향악 같았다.
1악장이 중간중간 반복되면서도 빨랐다 느렸다 4/4박자에서 4/3박자로 다시 4/4박자로 조용히, 때로는 쿵쾅쿵쾅 비트강한 음악으로
변하는것이 듣는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래서 배우들의 노래도 웅장한 오페라 같은 부분도 있고 랩도 있고 기타치고 노래부르면 가요같기도 하고
절묘한 순간에 나오는 아베마리아는 정말 웃기다...
아쉬운것은 연강홀의 음향이 음악과 배우들의 노래를 분리할떄가 있다는것 그리고 잘 안들릴때가 있다는거....
근데 문제는 내가 책을 읽었다는거.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막판 반전이었다.
첫번째 자살을 실패한 이후 여러사건들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가 생긴다.
같이 모험도 하고 어려운 환경도 이겨나가면서 모종의 동질의식과 삶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력과 힘을 갖추게 되는데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줄지 참 궁금했고
막판에 죽는 사람과 차와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살아난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완전 빠져버렸다.
그래서 그런가? 공연에서는 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게 되는지에 대해서 친절하지 않았고
책에 없는 부분이 추가된 1막과 책의 후반부를 다 빼버린 2막이 너무 아쉬웠다.
1막에 뉴스에 가짜 공연 "기발한 자살여행"을 광고하고 사람들을 모은다.
그리고 순간 객석이 자살하려고 모여든 사람들이 되고 배우들이 1,2층 무대랄 돌아다니면서 노는데 객석은 즐겁다.
그런데 없어도 될것같다. 결국 자살을 하지 말자는 강사(양꽃님)으로 인해 한명도 안남고 다 가버리니깐....
이 부분은 그냥 객석에 즐거움을 주기위해 넣은 부분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시즌2 이런게 나온다면 자살단이 꾸려지기까지의 과정은 조금 생략하고 후반부를 튼실하게 만들어주면 좋겠당.^^
** 돈주앙과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돈주앙에서 무대가 바뀔때 막이 쳐지고 갈라콘서트처럼 배우들이 나와서 노래를 한다.
그리고 막이 올라가면 분주히 배우들이 움직인다... 이거 볼때는 참 쌩뚱맞다 이럼서 봤는데...
이 공연에서는 자살단을 나라에 불충한 분자들이라 믿고 쫒는 무리들이 있는데 이들을 자살단과 막으로 분리시켰다.
다른 공간의 이야기이기때문에 자연스런 연기와 웃음으로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안든다.
** 간만에 연강홀에 가니 컴퍼니가 자꾸 생각났다.
화장실 가는 통로 벽에 컴퍼니 공연 포스터가 유리상자 안에 있는것을 보니 더욱.....
곰돌이들이 조금씩 다른 넥타이 또는 스카프를 하고 있다... (귀여움...)
** 그래도 여행이다..
핀란드에서 시작하여 노르웨이 북부까지 갔다가 독일을 지나 스위스로 다시 프랑스 남부를 거쳐 스페인, 포루투갈....
유럽 서남단 끝까지....
여행 안내책자까지는 아니지만 이 일정으로 나도 여행해보고 싶다.
처음 유럽에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쮜리히에서 생각했던 것이 떠올랐다.
다음에 유럽에 오면 그땐 3달을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터키-동유럽-북부독일을 거쳐 북유럽을 돌아
스코틀랜드-런던 또는 스페인에서 귀국하자...
그동안 영국, 터키, 스페인은 가봤으니 내년 초 3개월 휴가를 받으면 오스트리아에서 시작하여 북유럽을 여행하고
산티아고 가는길에서 끝내볼까????
재관람 50%할인.... 자꾸 자꾸 눈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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