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대한 미스테리 몇 가지 By #홍성수 교수

1. 검찰이 왜 직접 수사를 할까?
- 검찰은 법률지식을 습득한 법률전문가. 수사전문가는 경찰. 수사는 경찰에 맡기고 검찰은 법률적 수사지휘와 기소에 주력해야 함. 이것이 근대 법치국가 검경제도의 기본. 한국처럼 검찰이 직접수사를 많이 하는 나라는 없음.

2. 법무부 비검찰 법무 분야에 왜 검사가 근무할까?
- 인권, 외국인정책, 출입국관리, 일반법무 등 법무부에는 비검찰 법무분야가 대부분인데 왜 검사가 주요 보직에 배치되어 있는지 알 수 없음. 참여정부 천정배/강금실 장관 시절 비검사 출신이 중용되었으나 다시 원상복귀.

응용문제) 검찰업무와 무관한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왜 검사 출신이 도맡아 할까?
답) 검찰 출신인 법무부장관이 이사장 임명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3. 검사가 왜 정부부처와 지자체에 '파견'을 갈까?
- 수십 명의 검사들이 각 부처와 지자체에 법률지원 명목으로 파견을 나가 있는데, 형사사건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던 검사가 각 부처에서 법률지원을 하러 파견 나가는 것이 맞는지 의문.

- 법무부나 각 부처에 파견 나가 있는 검사들을 전부 검찰로 불러 들여, 지금 이 시간에도 격무에 시달리며 야근하고 있는 일선 검사들의 일을 덜어주는게 바람직할 듯.

4. 검사는 왜 차관급이 55명이나 될까?
통계청장, 국세청장, 경찰청장이 차관급인데, 검사는 차관급 검사장이 54명. 그러다 보니, 타 부처는 실/국장이 1급 공무원인데, 법무부 실/국장은 차관급. 법무부는 여러가지로 예외적인 행정부처. 검찰은 법원 차관급이 133명인데 뭐가 문제냐고 주장하지만, 법원과 검찰의 위상을 비교하는 것은 난센스. 오죽하면 검찰출신 대법관 안대희 씨도 이 문제를 지적했을까?

5. 고등검찰청은 왜 있어야 하나?
- 이것도 참 미스테리. 추측컨데, 고등법원이 있는 자리에 그와 동일한 위상으로 고등검찰청이 있어야 한다고 본 것 같은데, 고검과 고법은 위상이 완전히 다름. 고법은 2심 재판부인데, 고검은 그럼 2심 공소유지만 담당하나?

요약) 여하튼, 한국 검찰은 여러가지로 참 예외적입니다. 세계적으로 이런 권한을 가진 검찰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독창적이어서 더 잘한다면 세계 유일이어도 상관없죠. 하지만 독창적인 한국검찰이 다른 나라보다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면, 문제의 원인은 바로 그 '예외적인 검찰제도'에 있는 것이겠죠. 그걸 바꾸는게 핵심이고요. 비리검사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검찰이 가지고 있는 비대한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하지 않는 한 모든 개혁은 무의미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