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냉장고에 붙어 있는 것들...

아타1004 2007. 5. 20. 21:20

아침에 밥을 먹는데 어머니께서 계속 안방과 부엌을 드나드신다.. 뭐하시는 것일까?
그리고는 굉장히 흡족해하신다..

뭐해? 응.. 사진 바꾸고 있어..
우리집 냉장고 냉동실 문에는 사진이 많이 붙어 있다..
어머니께서 여행하면서 혹은 내가 사다드린 멋진 그림이 있는 자석 사이로 사진이 많으 붙어 있다.
그 사진들도 대부분 해외에 있는 동생들 보러 갔을때 찍은 사진들이다..
한마디로 어머니의 자랑이신거다.
민섭이 MBA 졸업식 사진들...
작년 태환이한테 갔을때 며느리랑 찍은 사진, 나이아가라 폭포 가서 찍은 사진...

내사진?
ㅋㅋ 난 해외에 나가서 살아본적이 없는지라.. 내 사진은 옆면에 딸랑 한장 붙어있다...
7년전 동남아 여행갔을때 찍은 사진으로..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 사진들을 바꿨다.. ㅎㅎ

무슨 사진으로 바꿨어?
나쁜 아들들 사진 없애고 나랑 아빠랑 찍은 사진으로...

그래서 봤더니 미국, 하와이, 유럽에서 찍은 사진들로 바꿨다...
엄마? 중국에서 찍은 사진은 없어? 중국? 음.. 있기는 한데.. ㅋㅋ

아니 왜 아들들이 미울까? 요는 전화를 안해서다...
남은 연차 쓰러 온다는 중국간 큰아들도 소식이 없고...
(ㅎㅎ 그런데 전화가 왔다... 화요일에 온다는..그리고 상견례 한다는.. 아싸~)
돈이 없어 어버이날 선물은 못하고 전화 하겠다는 막내 아들은 아예 소식이 없고...

화날만 하징....

그리고는 깨달으셨나보다... 그래도 역시 아빠가 최고라는 것을.. 쿠하하...

내가 물었다.. 엄마 다른 집은 냉장고에 뭐 붙여?
음... 음식 만드는 래시피 많이 붙일꺼?
그럼 엄마도 그런거 붙여라..
싫으시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너 이번에 런던가면 내셔널 갤러리랑 영국 박물관에서 꼭 이쁜 자석 사가지고 와야한다...
잘하면 작품명까지 알려줄 태세이다..
해서 에구... 유식한 엄마둬서 살기 어려워... ㅋㅋ

이말을 들은 어머니...
밑에는 앞으로 가고 싶은 나라 적어 놓을까?
페루, 이집트, 터키, 그리스, 아프리카....

엄마~ 장남한테 보내달라고 해... 알았지? 난 이제 돈 없는거 알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