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무늬, ‘人文’을 꿈꾸며
시민학교를 시작합니다. ‘以文會友’입니다. ‘文’으로 벗을 모은다는 이야기입니다. 뒤에 한귀절이 더 있지요. ‘以友輔仁’(이우보인)입니다. 輔‘는 ’덧방나무 보‘이고 바퀴살에 힘을 주는 나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문으로 벗을 모으고 벗으로 어짐을 돕는다는 의미지요. 그런 점에서 이 모임은 하나의 ’에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인문성의 연대‘입니다.
점점 현실은 허무해지고, 우리들의 정신은 침몰하고 있습니다. 한편의 무력감과 다른 한편의 냉소. 심각한 것이 진지한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가벼움이 명랑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과도한 가벼움을 지양합니다. 그 반대는 결코 무거움이 아닙니다. 가볍지 않음이겠지요.
...‘.以文會友’는 많은 선생들의 강좌와 강독모임, 독서모임이 함께 할 것입니다. 니체를 함께 읽는 김동국선생을 비롯하여, 김수영,박인환,신동엽을 함께 공부할 김응교선생, 미래의 시티즌십, 자기분석과 통찰을 준비할 송은주선생이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마상룡선생과 이경석선생, 지젝과 스피노자를 함께 공부하기를 희망합니다. 대중문화의 사회사를 정리하고 계신 김창남,정윤수선생이 함께 할 것입니다. 전영관시인이 함께 할 것입니다. 박상률시인, 김주대시인, 정우영시인이 함께 하길 희망합니다. 영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연구하시는 박상미선생과 함께 공부하기를 희망합니다. 대구,경북지역의 안병렬, 최호선선생과 함께 준비하려 하고, 부산의 남종석선생, 황경민선생의 헤세이티와 만나려고 합니다. 안양의 학부모 독서모임 ‘우숨터’와 함께 하려 합니다. 진실로 김호기선생, 양선규선생, 진경환선생, 김민웅선생, 권혁범선생 조국선생 이진경선생과 함께 하길 희망합니다. 그밖에도...
이 인문성 연대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그 기반 하에서 새로운 상상의 공동체를 모색합니다. 대학이 이제 산학협동이라는 명분으로 효율성의 산실, 자본의 탐욕공간으로 식민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서 있습니다. 세계의 모든 구석을 길들이려는 이 야만적 문명 속에 우리는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는 인류가 많은 땀과 피를 흘리며 구축해 온 그 자산을 소중히 여깁니다. 보다 더 평화로운 미래를 꿈꾸는 일, 보다 더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일, 보다 더 민주적 절차와 민주적 제도, 보다 더 성숙한 자연과의 균형과 공존
우리의 학교는 배우거나 가르치지 않습니다. 계몽적 방식이 아닌 새로운 교육모델을 실험하려 합니다. 자극하고 연대하길 희망합니다. 우리는 서로가 자극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인문성’을 실현할 것입니다. 우리는 봄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순례의 첫발을 내딪는 순간 순례는 이미 완성되듯이, 스스로 봄을 만들 것입니다. 바람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바람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조직은 무형의 조직입니다. 페북의 프린스도 페북의 스타도 우리가 희망하는 바가 아닙니다. 우리는 주크버그가 규정한 그 구획을 재영토화하는 일, 다른 위계적 질서를 만드는 일을 지양합니다. 우리는 누구의 제자이거나 팬클럽이기를 거부합니다. 우리의 공간은 움직이며 ‘암약’할 것입니다. 고정된 공간도, 고정된 형식도 없습니다. 물론 그 일을 위해 누군가가 소외되거나, 자신의 기쁨을 희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문화학교입니다. ,
우리는 길들여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성공학도, ‘자기개발’도 없습니다. 취업을 위한 준비반도 없을 것이고, 스펙을 쌓기 위한 어떤 강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자기완성을 향한 ‘성공학’(?)이 있을 것이고, 자기성찰과 통찰을 향한 ‘자기개발’(?)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 두더지처럼 땅속에서 빠른 속도로 우리들의 통로를 구축할 것입니다.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지상에 출몰할 것이고, 우리는 순식간의 그 구획적 질서를 탈영토화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학교입니다.
우리는 첫 생명의 에너지였던 10억년전을 기억합니다. 가장 평화로웠고, 가장 평등했던 ‘나무가 이끼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이끼가 나무에게 영양분을 공급해주던’ 그 시절. 그리고 우리는 천천히 산을 옮기듯이 평화로움을 꿈꾸며 10억년을 더 함께 하려고 합니다.
-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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